자바스크립트 기초만 아는 디자이너가 토스에 게임을 출시하기까지 — 비용 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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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툴 결제비 20만원. 한 디자이너가 토스에 게임을 출시하는 데 들인 돈이에요. 자바스크립트 기초까지만 배웠고, 백엔드는 모르고, 게임 에셋도 처음 만들어봤다고요. 그런데 해냈어요. 한 달 만에.

솔직히 읽으면서 좀 부러웠어요. GPT한테 기획을 시키고, Cursor로 바이브 코딩을 하고, 피그마랑 도트 생성 AI로 에셋을 그리고, 개러지밴드로 BGM까지 직접 찍었더라고요. 혼자 다 했다는 말이 허세가 아닌 시대. 근데 결말이 좀 씁쓸합니다.
3000만 유저 플랫폼에 미니앱을 꽂는 법
작년 여름, 토스가 '앱인토스'라는 걸 런칭했어요. 개인이 토스 안에 미니앱을 만들어 올리고 수익화하는 거예요. 토스는 인앱 결제와 광고 수익 일부를 가져가는 대신, 3000만 유저라는 홍보 채널을 열어주는 거죠. (슈퍼앱 야심이 보이더라고요.)

근데 수익 정산을 받으려면 사업자 등록이 필요합니다. 이 디자이너는 국세청에 신청해서 하루 만에 발급받았어요. 게임이라 등급 심사도 필요한데, 앱스토어에 출시하면 통과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iOS 앱까지 추가로 개발해서 올리는 수고를 감행했다는데 — 디자이너가요.
앱인토스에는 '콘솔'이라는 관리 페이지가 있어요. 서비스 정보를 등록하고 출시 검토를 받는 곳인데, 1차 승인에 하루, 사업자 번호 등록 후 2차 승인에 이틀. 합쳐서 사흘이면 출시 준비가 끝나요.
GPT가 기획하고, Cursor가 짜고, 개러지밴드가 연주했다

처음에는 막막했다고 해요. 가이드 문서를 보자마자 숨이 막혀서 포기할까 싶었는데, 토스에서 영상 강의를 제공해줬고 그게 꽤 도움이 됐다고요. 영상 따라하면서 SDK 설치 같은 초기 설정을 마치고, 그 다음부터는 Cursor와 단둘이.
매 판마다 랜덤성이 짙은 로그라이크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대요. 여기에 광고를 어떻게 끼워넣을지가 고민이었는데, 초기 아이디어를 GPT에 던져가며 게임 기획을 설계했다고요. 최적의 광고 타이밍과 게임의 재미를 동시에 잡는 구조를 고민한 거죠. 바이브 코딩으로 뼈대를 잡고, 기능이 어느 정도 구현되면 피그마에서 디자인 에셋을 그려넣는 식으로 진행했어요.

여기서 좀 웃긴 건 BGM이에요. 스무 살 초반에 작곡은 전혀 모르면서 DAW로 간단한 비트를 만든 경험이 있었대요. 그 기억을 살려서 개러지밴드로 직접 노트를 찍어 BGM을 만들었다는 거예요. (추후 업데이트에서 AI 생성 BGM으로 교체했다고는 하지만, 처음엔 직접 만든 겁니다.)
끊임없이 GPT에 질문하면서 방향성을 잡고, 동시에 Cursor로 코딩하면서 피그마와 도트 생성 AI로 에셋을 그려넣고, 에러가 나면 콘솔 로그를 확인해서 수정 요청을 보냈어요. "혼자 다 해서 편했고 그만큼 힘들었다." 이게 1인 개발의 정확한 묘사더라고요.
PNG를 도트로 찍고 SVG로 벡터화하는 5단계
게임 UI가 자기 분야가 아니라서 더 막막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어설프더라도 도트 스타일로 가고 싶었는데, Pixellab이라는 사이트를 결제해서 제작했대요. 문제는 낮은 해상도의 도트 PNG를 그대로 확대하면 화질이 깨진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꽤 복잡한 파이프라인을 만들었더라고요.
1. ChatGPT에게 게임용 이미지 생성 2. 피그마로 비율 설정 후 PNG Export 3. 해당 PNG를 Pixellab에서 도트 스타일로 변환 4. 도트화된 PNG를 터미널에서 파이썬 명령어로 SVG 추출 5. SVG를 피그마로 다시 불러와서 최종 PNG 에셋 추출

다섯 단계. ChatGPT → 피그마 → Pixellab → 파이썬 → 피그마. 디자이너가 터미널에서 파이썬 명령어를 친다는 게 2024년이었으면 상상이나 했을까요?
진행 중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앱인토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검색했는데, 비슷한 질문을 남긴 사람들이 있어서 참고할 수 있었다고 해요. 토스 측에서도 활발히 댓글을 달며 소통하더라고요.
반려, 수정, 그리고 다음 날 승인
PC 브라우저와 디바이스에서 테스트를 마쳤어요. 광고도 잘 불러오고 로컬 저장도 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토스팀에 검토를 요청했는데 — 역시나 한 번에 되진 않았죠.

검토에 2~3일 걸렸고, 반려를 받았어요. 파일에 앱 이름이 한글이 아니라 영어로 표기된 게 문제였고, 포그라운드 복귀 시 BGM이 재생되지 않는 오류도 지적받았어요. 헷갈리는 부분은 채널톡으로 물어봐서 빠르게 고쳤고, 다시 검토를 요청한 다음 날 승인.

출시하기 버튼을 누르고 바로 토스에 들어가봤다고 해요. 한 달간 고생한 순간들이 떠올랐다고. 예전에 앱스토어에 앱을 올렸을 때도 신기했는데, 이번엔 3000만 유저가 쓰는 토스에 올라간 거잖아요. 뿌듯함이 다르겠죠.
토큰이 바닥나니까 나는 아무것도 못했다
이 디자이너가 AI 코딩 도구에 대해 한 말이 꽤 솔직했어요. "마치 내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는 개발자가 24시간 상주하고 있는 기분." 사람한테 말하듯 설명해도 대부분 찰떡같이 알아듣고, 몇 개월 전에 비해 코드 오류도 현저히 줄었다고요. 에러가 나도 금방 고쳤대요. 품질 향상이 체감됐다고.

근데 결정적인 순간이 왔어요. Cursor의 토큰을 전부 소진한 거예요. 그 순간 자기가 직접 수정할 수 있는 건 간단한 프론트엔드 정도뿐이었다고요. "거침없이 뚝딱뚝딱 만들다가 순간 무능력해진 느낌." (이 표현이 좀 서늘하잖아요.) 프로젝트가 장기화될수록 소모되는 토큰과 히스토리가 늘어나고, 프롬프트 요청 하나하나가 전부 비용이에요. 복잡해지니까 인과관계에 따른 수정사항도 많아지고, 프롬프트 사용 빈도는 계속 올라갔다고요.
이 사람이 내린 결론이 날카로워요. "요즘 말하는 AI 활용능력이란, 단순히 AI로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만들 수 있는 능력." 결국 비용 문제.

정석적인 게임 개발이 아니라는 건 본인도 알아요. 백엔드 이해도 부족하고 에셋도 어설프다고요. 그런데 혼자 다 해냈고, 아주 적은 금액이지만 수익화 구조를 만들었어요. AI 툴 결제비 20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요. 이건 솔직히 20만원짜리 수업이 아니라, 20만원짜리 사업 론칭이에요. 어설프든 뭐든 실제로 3000만 유저 앞에 제품을 올린 거니까요.
"AI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고백과 "그래도 해냈다"는 자부심. 이 두 문장이 공존하는 게 지금 1인 개발의 현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