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만들었습니다' 인증 마크를 두고 세계가 경쟁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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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엔딩 크레딧에 "이 영화에 생성형 AI가 사용되지 않았습니다"라는 문구가 뜨는 시대가 왔어요. 2024년 휴 그랜트 주연 스릴러 '헤레틱'이 그 시작이었죠. BBC가 확인한 것만 최소 8개 프로젝트가 공정무역 로고처럼 전 세계에서 통용될 'AI 미사용' 인증 표식을 만들려고 경쟁하고 있어요.

'자랑스럽게 인간이 만듦', '인간이 제작', 'AI 없음' — 이런 문구가 영화, 책, 마케팅, 웹사이트 곳곳에 퍼지고 있어요. 일자리가 통째로 위협받는다는 불안이 만들어낸 풍경이에요.

무료 다운로드부터 엄격한 검증까지, 갈라지는 인증 방식

인증 시스템의 스펙트럼은 넓어요. 'notbyai.fyi' 같은 곳은 별다른 검증 없이 표식을 제공하는 반면, 'aifreecert'는 전문 분석가와 AI 탐지 소프트웨어를 동원해 엄격하게 검증한 뒤에야 유료로 표식을 내줘요.

출판 쪽은 특히 움직임이 빨라요. 영국 대형 출판사 '페이버 앤 페이버'가 일부 서적에 '인간이 씀' 표식을 넣기 시작했고, 작가 사라 홀은 자신의 소설에 직접 요청하기도 했어요. '북스 바이 피플'이라는 업체는 실제 작가가 집필했음을 인증하는 별도 기준을 만들었고요. 몇 분 만에 책 한 권이 AI로 만들어질 수 있는 세상에서, 독자가 손에 든 책이 인간의 경험인지 기계의 모방인지 확신할 수 없게 됐으니까요.

'AI 미사용'을 정의하는 것 자체가 난제

문제는 정의 자체가 복잡하다는 거예요. AI 전문가 사샤 루치오니는 "AI가 다양한 플랫폼에 이미 통합된 상황에서 'AI 미사용'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정의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지적했어요. 이분법이 아니라 스펙트럼으로 봐야 한다는 거죠. 맞춤법 검사기에도 AI가 들어가고, 사진 편집 도구에도 AI가 쓰이는데, 어디까지를 'AI 사용'으로 볼 건가요?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의 암나 칸 박사도 비슷한 우려를 했어요. 서로 다른 정의들이 소비자를 오히려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면서, 보편적인 정의가 먼저 합의돼야 한다고 강조했죠.

AI가 만든 역설, 인간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어요

흥미로운 역설이에요. AI 콘텐츠가 넘쳐날수록 사람이 직접 만든 것의 경제적 가치가 도리어 높아지고 있거든요. 호주의 '프라우들리 휴먼'은 원고 제작의 모든 단계를 점검하는 엄격한 검증 시스템을 갖추고 음악, 사진, 영화로 확장할 계획이에요.

대표 알란 핑켈의 말이 핵심을 찔러요. "인간이 만들었음을 인증해야 하는데, 자체 인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결국 단일한 글로벌 표준을 합의하지 못하면 인증 표식 난립이 또 다른 혼란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공정무역이 수십 년에 걸쳐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듯, 'AI 미사용' 인증도 긴 합의의 여정이 필요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