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를 라인야후에 넘긴 진짜 이유 — 매출 26% 감소, 영업손실 396억 원의 무게

헤드라인

라인야후가 카카오게임즈를 인수해요. 정확히는, 라인야후가 출자한 투자목적법인 엘트리플에이(LAAA) 인베스트먼트가 카카오로부터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인수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와 전환사채 인수에도 참여하는 구조예요. 5월 중 거래가 끝나면 엘트리플에이가 최대 주주, 카카오는 2대 주주로 내려와요.

카카오 측은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거래"라고 했는데, 잠깐. 세 회사의 사정을 따로따로 뜯어보면 왜 이 거래가 성사됐는지 더 선명해져요.

카카오 — 다음도 넘기고, 헬스케어도 넘기고, 이번엔 게임

카카오의 행보는 명확해요. AI와 카카오톡 중심의 핵심 역량에 올인하겠다는 거예요. 이를 위해 비핵심 사업 계열사를 하나씩 정리하고 있어요. 올해 초 포털 다음 운영사 AXZ를 업스테이지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지난해 말에는 카카오헬스케어를 차바이오텍에 매각했어요.

카카오게임즈도 그 흐름 안에 있는 거죠. 근데 단순히 "비핵심이라서 버린다"는 설명은 좀 단순해요.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 매출 4,650억 원, 전년 대비 26% 감소, 영업손실 396억 원. 대형 신작 부재의 타격이 컸어요. 적자 계열사를 안고 AI에 투자하기엔 카카오도 여유가 넉넉하지 않았던 거예요.

카카오게임즈 — 3,000억 원 실탄과 라인의 2억 명 네트워크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이 거래가 꽤 절실했어요. 매출이 26% 빠진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에 오딘Q, 아키에이지크로니클, 프로젝트 C, 갓 세이브 버밍엄 같은 굵직한 신작들을 내놔야 하거든요. 1분기에 이미 슴미니즈와 더 큐브 세이브어스를 출시했고, 2분기에는 전략 어드벤처 RPG 던전 어라이즈가 예정돼 있어요. 전부 다중 플랫폼 지원,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작품들이에요.

근데 이걸 만들고 마케팅하고 유통하려면? 돈이 필요해요.

이번 거래로 3,000억 원 규모 자금을 확보하게 돼요. 재무 구조를 안정화하면서 신작 개발 속도를 낼 수 있어요. 거기에 라인 메신저의 전 세계 이용자 수 2억 명이라는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됐고요. (게임사에게 2억 명 네트워크는 꽤 매력적인 유통 채널이에요.)

임직원 고용 안정과 기존 근로조건 승계가 거래에 명문화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CEO 한상우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가 바뀌더라도 경영 방향에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밝혔어요.

라인야후 — 게임 유통 경험에 콘텐츠를 더한다

라인야후는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게임 유통 및 서비스 경험을 쌓아왔어요.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인데, 여기에 카카오게임즈가 가진 게임 개발·퍼블리싱 역량이 더해지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에요.

업계 관계자 말이 인상적이더라고요.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게임으로 성과를 보여줘야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IP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고, "라인야후는 동남아, 일본뿐 아니라 북미까지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갖춰진 기업"이라는 거예요. 현지화 작업이나 해외 시장 진출 과정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요.

라인게임즈와 합병? 양쪽 다 "아니요"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기잖아요. 라인야후 아래에 카카오게임즈와 라인게임즈, 두 게임사가 동시에 존재하게 되니까요. '한지붕 두 게임사' 구조. 합병 가능성이 당연히 제기됐어요.

근데 양사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에요. 지분 구조를 보면 이유가 보여요. 라인게임즈의 최대 주주는 라인야후 자회사인 Z인터미디어트 글로벌 코퍼레이션이고, 카카오게임즈 인수는 라인야후가 별도 출자한 엘트리플에이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이뤄져요. 투자 방식 자체가 달라요.

합병 얘기는 아직 실무 단계에서 논의된 적이 없다는 게 라인게임즈 측 설명이에요. 카카오게임즈도 같은 선을 그었고요.

결국 남은 질문은 하나예요.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하반기 신작들로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느냐. 3,000억 원과 2억 명의 네트워크를 받았으니, 이제 공은 카카오게임즈 쪽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