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의 70페이지 '기만 보고서'가 공개됐다

헤드라인

퓰리처상 수상 기자 두 명이 100명 이상을 인터뷰하고, 기밀 노트까지 뒤졌어요. 결론은 한 문장이었죠. "샘 올트먼은 믿을 수 없는 인물이다." AI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서,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기술을 쥔 사람에 대한 평가치고는 꽤 무서운 얘기예요.

미국 주간지 뉴요커가 4월 6일 게재한 장문의 탐사보도예요. 기자는 로난 패로우와 앤드루 마란츠. 이들이 확보한 자료가 만만치 않았어요. 오픈AI 전 수석 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의 기밀 노트,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오픈AI 재직 시절 기록한 내부 노트까지 포함돼 있었거든요.

수츠케버의 평가부터 보면요. 오픈AI 공동창업 멤버인 그의 기밀 노트에는 "샘은 일관된 패턴을 보인다"고 적혀 있었고, 첫 번째 항목이 '기만'이었어요. 2023년 가을에는 "샘은 AGI 버튼에 손가락을 올려놓아서는 안 될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까지 했죠. 그가 작성한 보고서 — 올트먼이 경영진과 이사회에 핵심 정보를 상습적으로 잘못 전달해 온 방식을 정리한 문서 — 분량이 70페이지였어요.

아모데이도 같은 결론이었어요. 자신의 내부 노트에 "오픈AI의 문제는 샘"이라고 적었다고 뉴요커는 전했어요.

GPT-4 안전 승인 거짓말, 계약서 조항 몰래 추가, 슈퍼얼라인먼트 해산

구체적인 사례들이 나열되니까 읽다가 좀 놀랐어요.

올트먼은 이사회에 GPT-4가 안전 패널의 정식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어요. 한 이사가 관련 문서를 요청하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죠. 안전 승인을 받았다는 말 자체가 거짓이었던 거예요.

마이크로소프트 10억 달러 투자 계약 때 일도 있어요. 오픈AI가 비영리 법인에서 수익상한 영리기업으로 전환하면서 유치한 투자였는데, 아모데이가 핵심 조건 하나를 넣자고 주장했어요. "만약 다른 회사가 AGI를 더 안전하게 먼저 개발하는 쪽에 가까워진다면 오픈AI는 그 회사와의 경쟁을 멈추고 오히려 자원을 기부해 그 프로젝트를 돕는다." 올트먼이 동의했어요.

근데 아모데이가 나중에 발견한 건, 자신의 핵심 요구 사항을 무력화하는 조항이 계약서에 추가되어 있었다는 거예요. 올트먼은 그 조항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고요. (이게 아모데이가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을 창업한 결정적 계기 중 하나라고 해요.) 동의해놓고 뒤에서 무력화 조항을 끼워넣은 거예요.

2023년 중반에는 컴퓨팅 파워의 5분의 1을 슈퍼얼라인먼트 팀에 배정해서 AI로 인한 인류의 위기를 예방하겠다고 대외적으로 선언했어요. 5분의 1이면 20%잖아요. 뉴요커 취재 결과 실제 배정량은? 구형 하드웨어 기준 1~2% 수준이었어요. 20%라고 말해놓고 1~2%를 줬다는 거예요. 그 팀은 결국 해산됐고요.

마이크로소프트 임원까지 "버니 매도프가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일부 고위 임원들조차 올트먼을 "합의 사항을 잘못 전달하고 왜곡하고 재협상하고 번복하는 인물"로 묘사했다고 뉴요커는 전했어요. 투자사 임원이 투자 대상 CEO를 이렇게 평가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잖아요.

한 임원은 한 술 더 떴어요. "그가 결국 버니 매도프(폰지 사기 범죄자)나 샘 뱅크먼-프리드(고객자산 유용한 FTX 창업자) 수준의 사기꾼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작지만 실재한다"고까지 말했다고요. 작지만 실재한다. 아주 외교적으로 말한 거죠.

오픈AI 전 이사회 멤버의 평가는 더 직접적이었어요. "그는 진실에 구애받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려는 강한 욕구가 있고, 누군가를 속이는 결과에 대해 거의 반사회적이라 할 만큼 무관심하다."

반사회적이라는 표현까지 나온 거예요. 솔직히 이건 좀 무서운 얘기예요. AI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서 AGI를 향해 달리고 있는 회사의 CEO에 대한 평가거든요.

2023년 쿠데타는 '갑작스러운 반란'이 아니었다

이 맥락을 알고 보면 2023년 11월의 오픈AI 쿠데타가 다르게 읽혀요. 당시에는 이사회의 갑작스러운 반란처럼 보였잖아요. 근데 뉴요커 보도를 읽고 나면, 오히려 이사회가 참다참다 터진 거로 보여요. 70페이지짜리 보고서까지 만들어야 했을 정도로 쌓인 게 많았던 거죠.

2023년 11월 17일,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 CEO를 전격 해고했어요. 공식 이유는 "이사회와의 소통에서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았다"는 거였죠. 수츠케버가 올트먼의 문제 행동을 정리해서 이사회 멤버들에게 전달한 결과였어요.

해고 발표 직후 실리콘밸리가 발칵 뒤집혔어요. 올트먼은 실리콘밸리에서 제2의 스티브 잡스로 평가받던 인물이었으니까요. 오픈AI 직원 770명 중 약 700명이 올트먼 복귀를 요구하는 연대 서명을 했어요. "그가 복귀하지 않으면 사직하겠다"고 압박까지 했고요. 770명 중 700명. 거의 91%예요.

닷새 만에 올트먼은 CEO로 복귀했어요. 이사회는 완전히 교체됐죠. 올트먼을 해고하는 데 주도적이었던 멤버들은 모두 물러났고, 수츠케버는 6개월 뒤 회사를 떠났어요.

오픈AI 측은 이 기사에 대해 뭐라고 했냐면요. "기사의 상당 부분은 익명의 주장과 선택적 일화를 통해 이미 보도된 사안들을 재조명한 것이다." 이 한 줄이 전부였어요. 100명 넘는 인터뷰와 기밀 노트에 기반한 탐사보도에 대한 반박치고는 좀 허전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