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힙하다'보다 '예쁘다' — 채널콘 2026 디자인 비하인드에서 고른 셋과 반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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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객은 큰 그림의 한 문장. 한국 고객은 적당한 사이즈의 그림과 적당한 설명. 일본 고객은 아주 작은 그림이지만 매우 구체적인 설명이 있어야 받아들여줘요." 채널콘 2026 디자인 비하인드에서 제가 가장 먼저 고른 건 이 문장이에요. 서태석 라쿠텐 한국 지사장의 말인데, 채널의 브랜드 디자이너 코비가 6월 4일 도쿄 긴자에서 열린 채널콘을 준비하며 실제로 따른 기준이기도 해요. 428명이 왔고 만족도 조사에서 긍정 응답이 98%였던 이 행사의 디자인 비하인드에서 저는 셋을 골랐고, 하나에는 반대해요.
유니클로가 되겠다는 기준
브랜드 디자인팀이 좋은 디자인을 판단하는 기준은 셋이에요. Bold, Clear, Easy. 시각적 임팩트가 충분하면서 명확하고 해석하기 쉬운지. 이 팀은 "멋에 취하는 것"을 경계하고, 소수만 이해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대부분이 멋지다고 느끼고 의도를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려 해요. 의류로 비유하면 디자이너 브랜드보다 유니클로가 되고 싶다는 거고요.
저는 이걸 미감의 선언이 아니라 "누구에게 팔 것인가"의 선언으로 읽어요. 채널톡이 소수를 위한 서비스가 아니니 브랜드도 소수를 위한 게 아니어야 한다는 논리인데, B2B SaaS 브랜드 팀이 이걸 문장으로 적어두는 경우는 드물어요. 대개는 힙함을 경계한다고 말하면서 포트폴리오에 넣고 싶은 걸 만들거든요. 기준을 적어둔 팀은 나중에 결과물을 그 기준으로 채점당할 수 있고, 그게 이 문장의 값이에요.
사과 심볼처럼 쌓이는 스마일 브릿지
두 번째는 시리즈 자산이에요. 채널콘 비주얼은 스마일 브릿지가 중심 오브젝트가 되고 그 위에 행사 타이틀이 올라오는 구조를 유지해요. 2024년 <Let's Talk Future>, 2025년 <AI: Real Cases Only>, 2026년 "AI IS HERE"로 메시지는 매년 바뀌지만 오브젝트는 같아요. 애플 이벤트 비주얼이 매년 달라지면서도 사과 심볼은 유지되는 것처럼, 행사가 열릴수록 비주얼이 쌓여 아이덴티티가 복리로 강화되길 바랐다고 해요.

브랜드 결정 중에 복리가 붙는 건 "매년 새로 시작하지 않기로 한" 결정뿐이에요. 올해 컨셉은 4천 년 전 메소포타미아 점토판, 인류 최초의 고객 불만에서 출발해서 "4천 년 CS의 종말"로 갔고, 과거는 어둡게 미래는 밝게 대비를 준 Dreamy Gradient로 풀었어요. 컨셉은 해마다 이렇게 바뀌어도 되지만 스마일 브릿지는 안 바뀌어야 하고, 이 팀은 그 구분을 알고 있어요.

여백이 정보 부족이 되는 곳
세 번째가 처음의 그 문장이에요. 일본 연사들의 프레젠테이션은 글자가 빼곡하고, 어느 일본 팀원의 말로는 일본 고객은 텍스트가 너무 없으면 불안함을 느낀대요. 많은 디자이너가 심플함을 사랑하지만 디자인은 결국 받는 사람에게 와닿는지가 중요하다고 이 팀은 판단했고, 디자인적 여백이 정보 부족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광고와 발표 자료와 리플렛에 의도적으로 일정한 텍스트 밀도를 채웠어요.

이 항목을 고른 이유는 디자인 원칙보다 수신자를 앞에 둔 결정이라서예요. 그리고 같은 절에 이 글에서 가장 정직한 기록이 붙어 있어요. 일본식 한자와 한국식 한자는 미묘하게 달라서 한국식을 쓰면 일본 고객에게 자료 전체의 신뢰가 떨어지는데, 한국인 디자이너는 검수가 어렵고 AI도 잘 잡지 못했고, 일본팀 동료의 도움으로 여러 번 검수했는데도 어색한 한자가 계속 나왔다는 것. 저는 이걸 디자이너의 실수로 읽지 않아요. 로컬라이제이션 검수를 개인의 노력에 맡긴 프로세스의 결과예요. AI가 못 잡고 사람이 여러 번 봐도 새는 것은 검수 게이트가 프로세스에 없다는 신호이고, 다음 행사에서 고칠 건 디자이너의 한자 실력이 아니라 네이티브 리뷰를 통과하지 않으면 인쇄가 안 되는 장치예요.
반대: 절반 줄었다고 느낀 것을 성과로 쓰지 말 것
반대하는 항목은 AI 활용의 성과 서술이에요. 모객용 랜딩 페이지를 Framer로 개발팀 도움 없이 5일 만에 만들어 시간과 소통 비용을 50% 넘게 줄였고, 30m 복도의 CS 역사 월은 그래픽 대부분을 AI로 만들어 제작 비용이 절반 넘게 줄었다고 "느꼈고", 시네마틱 오프닝 필름은 모두 AI로 만들었어요. 느낌과 수치가 한 문단에 섞여 있어요. 절감의 근거는 없고, 있는 숫자는 행사 전체 만족도 98%인데 그건 디자인 평가가 아니에요.
제가 걸리는 건 이 팀이 자기 기준을 갖고 있다는 점이에요. Bold, Clear, Easy. AI 비중이 높아진 결과물이 그 기준, 특히 "누구나 예쁘다"에 닿았는지는 이 팀만 채점할 수 있는데 글에는 그 채점이 없어요. 멋에 취하는 걸 경계한다는 팀이 Dreamy Gradient와 AI 시네마틱 필름을 만들었을 때, 그게 힙함의 다른 형태가 아니었는지는 관객이 아니라 팀이 먼저 물어야 해요. 비용이 줄었다는 건 AI가 한 일이고, 예쁘냐는 건 팀이 판단할 일이에요. 후자를 적어야 이 비하인드가 다음 행사의 기준이 돼요.
그래서 이 글에서 가져갈 건 셋이고 고칠 건 하나예요. 팔 대상을 기준으로 적어두는 것, 매년 새로 시작하지 않는 것, 원칙보다 수신자를 앞에 두는 것. 그리고 AI로 줄인 비용은 느낌이 아니라 수치로, AI로 만든 결과물은 만족도가 아니라 자기 기준으로 적는 것. 세 번째 채널콘이자 첫 해외 개최였고 다음엔 물리적으로 남는 것과 엔딩을 챙기고 싶다는데, 저는 그 목록에 채점표 하나를 더 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