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에서 올리브영 쇼핑하고 무신사 검색한다 — 카카오툴즈 대규모 개편
"건성 피부에 바르기 좋은 썬크림 추천해줘." 이걸 카카오톡 채팅창에 치면, 올리브영 상품이 뜨는 세상이 왔어요.
카카오가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카카오툴즈(Kakao Tools)를 대규모로 개편했어요. 24일 발표된 이번 개편의 핵심은 외부 파트너사 대거 추가예요. 올리브영, 무신사, 현대백화점, 삼쩜삼, 마이리얼트립, 사람인, 우리의식탁. 각 분야 대표 서비스 7개가 한꺼번에 들어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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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쪽도 확대됐어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골프예약이 새로 추가됐습니다.
올리브영, 무신사까지 — 채팅 한 줄로 쇼핑하는 시대
카카오툴즈는 카카오 내외부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예요. 그동안은 카카오 자체 서비스 중심이었어요. 선물하기, 예약하기, 카카오맵, 톡캘린더, 멜론, 카카오T, 카카오페이 같은 계열사 서비스가 주를 이뤘죠.
이번에 달라진 거예요. 뷰티, 패션, 유통, 세무, 여행, 취업, 푸드. 생활 전 영역을 아우르는 외부 서비스가 하나의 채팅창에 들어왔어요.
쓰는 방식은 간단해요. 챗지피티 포 카카오에서 자연어로 질문하면 됩니다. "건성 피부에 바르기 좋은 썬크림 추천해줘"라고 물으면 올리브영 상품이 올라오고, "4월 벚꽃여행 때 입으면 좋을 청자켓 리스트 부탁해"라고 하면 무신사에서 결과를 가져다주는 식이에요.
잠깐 딴 얘기인데, 이게 이전의 "카카오 안에서만 도는" 에이전트랑 완전히 다른 게 뭐냐면, 경쟁 관계에 있을 수도 있는 외부 커머스를 끌어들였다는 점이에요. 카카오쇼핑이 있는데 무신사를 넣고, 카카오선물하기가 있는데 올리브영을 넣은 거잖아요. 다시 본론으로 오면, 이건 카카오가 "자사 서비스 채널"이 아니라 "플랫폼"으로 포지션을 잡겠다는 선언이에요.
'홈'과 'MY' 메뉴가 말하는 것
UI도 바뀌었어요. 카카오툴즈 전용 '홈' 메뉴가 신설됐어요. '인기 차트'와 '추천 서비스' 같은 큐레이션 섹션을 통해 서비스를 탐색할 수 있게 됐죠.
'MY' 메뉴도 새로 생겼어요. 이용자가 자기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직접 추가하고 제거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내가 쓰는 에이전트를 직접 골라서 세팅하는 거죠.
이 두 메뉴가 왜 중요하냐면, 카카오가 카카오툴즈를 "기능"이 아니라 "앱 안의 앱"으로 키우겠다는 의도가 읽히거든요. 홈 화면이 있고, 내 설정이 있고, 서비스 마켓이 있다. 앱스토어랑 비슷한 구조예요. (좀 과한 비유일 수도 있는데, 방향은 그래요.)
카카오의 진짜 승부수는 생태계 장악
유용하 카카오 AI 커넥트 성과리더가 한 말이 핵심이에요. "다양한 산업군의 파트너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AI 에이전트가 이용자의 일상 깊숙이 스며드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요. "AI 에이전트 생태계의 꾸준한 확장을 통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이 풍부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 갈 계획"이라고 했어요.
'일상 AI' 전략. 카카오가 이번 개편에 붙인 키워드예요. 특별한 작업을 위한 AI가 아니라, 일상의 잡다한 것들을 처리해주는 AI.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를 생활 인프라로 굳힌 것처럼, AI 에이전트도 그 위에 얹겠다는 거죠.
근데 진짜 흥미로운 건 이거예요. 카카오는 AI 모델을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 챗지피티를 가져다 쓰면서 그 위에 생태계를 쌓고 있다는 점. 모델 경쟁이 아니라 연결 경쟁을 택한 거예요. 결국 누구 모델이 더 똑똑하냐보다, 누가 더 많은 서비스를 한 곳에 묶어주느냐가 사용자 접점에서는 더 와닿는 가치가 될 수도 있어요.
7개 외부 파트너로 시작했지만, 이 숫자가 50개, 100개가 됐을 때 카카오톡을 벗어날 이유가 사라지는 사용자가 생기겠죠. 그게 카카오가 노리는 그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