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잉이 5년 만에 로고를 바꿨는데, '바꾼 것'보다 '안 바꾼 것'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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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랜딩에서 가장 어려운 판단이 뭘까요. 버릴 것과 남길 것을 고르는 거예요. 탈잉은 5년 만에 서비스 아이덴티티를 전면 개편했는데, 흥미로운 건 "기존 것을 버리지 않겠다"는 결정에서 출발했다는 점이에요.
리브랜딩을 맡은 스튜디오 듀당스의 설명이 인상적이었어요. "단순히 보기 좋게 바꾸는 일이 아니라, 사용자의 실천을 돕는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었다"고.
기존 로고의 완성도가 이미 높았다는 판단

보통 리브랜딩하면 "과거와의 결별"을 떠올리잖아요. 탈잉은 반대였어요. 내부에서 기존 로고에 대한 애정이 컸고, 완성도도 이미 높다고 판단했거든요. 그래서 기존 아이덴티티를 계승하고 확장하는 방향을 택했어요.
근데 "계승"이라고 해서 그냥 놔둔 게 아니에요. 소형 사이즈에서 가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획을 덜어내고 단순화하는 작업을 거쳤어요. 기울기에 동세를 더해서 학습 플랫폼다운 진취적인 느낌도 살렸고요.
이 로고의 기울기와 움직임이 전체 그리드 시스템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게 꽤 인상적이에요. 로고 하나의 조형 원리가 서비스 전반의 비주얼 언어를 지배하는 거죠. (솔직히 이 정도 일관성을 갖추려면 작업량이 만만치 않았을 거예요.)
'잉글' — 학습자 마음속 불씨를 캐릭터로

새 브랜드 캐릭터 이름이 '잉글(Ingle)'이에요. 학습자의 마음속 작은 변화의 불씨를 시각화한 존재라는 설명인데, 이름 자체가 '불씨'를 뜻하는 영단어에서 왔더라고요.
재밌는 건 이 캐릭터의 역할이에요. 단순히 마스코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출석이나 과제 같은 학습 활동에 자연스럽게 등장해서 다음 행동을 유도하는 기능을 맡았어요. 캐릭터에 UX적 역할을 부여한 거죠.
학습 플랫폼의 가장 큰 과제가 뭐냐면, 사용자가 꾸준히 돌아오게 만드는 거잖아요. 알림이나 뱃지 같은 기계적 장치 대신 캐릭터라는 감성적 접점을 선택한 건 나름 영리한 판단이에요.
로고, 그리드, 캐릭터가 하나의 언어로 연결되는 구조

이번 리브랜딩에서 눈에 띄는 건 범위의 넓이예요. 로고 타입, 그리드 시스템, 캐릭터, 서비스 전반의 비주얼 톤까지 한꺼번에 손을 댔거든요. 각각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하나의 조형 원리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 이 프로젝트의 강점이에요.
5년이라는 시간이 꽤 애매하거든요. 너무 짧으면 왜 바꾸냐는 소리 듣고, 너무 길면 이미 브랜드 인지도가 굳어져서 바꾸기 어렵고. 탈잉은 그 타이밍에서 "전면 교체"가 아니라 "정제와 확장"을 선택했어요. 기존 사용자를 놀라게 하지 않으면서 브랜드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려는 시도인 거죠.
리브랜딩은 결국 "우리가 누구인가"를 다시 묻는 작업이에요. 탈잉의 답은 "바꿀 건 바꾸되, 우리다운 건 지킨다"였고, 그 태도 자체가 브랜드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