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의 시대가 저무는가, 2026년 'SaaS 대학살'과 AI가 부른 구조적 공포

들어가며

Anthropic 제품 발표 하나에 SaaS 주식에서 수천억 달러가 하루 만에 사라졌다. 2022년 금리 인상 때와는 다르다. 그때는 매크로가 문제였지, SaaS 자체가 의심받지는 않았다. 지금은 AI가 SaaS의 존재 이유를 흔들고 있고 시장은 그 공포에 무차별로 반응한다. 솔직히 말해 이번엔 바닥이 어딘지 아무도 모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6년 SaaS 충격의 현주소

BVP 클라우드 인덱스 기준 SaaS 주가는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떨어졌고, 2월 첫째 주 Anthropic 신제품 발표가 방아쇠를 당겼다. S&P·나스닥은 괜찮은데 SaaS만 골라 맞는 구조다. 2022년에는 금리 인상이라는 매크로 이벤트로 전체 시장이 같이 빠졌고 SaaS 펀더멘탈은 멀쩡했지만, 2026년에는 성장률·NRR 같은 기초체력도 동반 하락 중이다. AI 네이티브 플레이어들이 고객지원·GTM·콘텐츠·코딩 영역에서 기존 SaaS를 대체하고, 에이전트가 워크플로우를 압축해 여러 SaaS를 넘나들던 과정이 챗 한 줄로 끝나버린다. 사티아 나델라가 던진 화두처럼, 앱은 CRUD 위의 비즈니스 로직 GUI일 뿐이고 에이전틱 레이어가 이를 통째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CRM·ERP 같은 레거시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바이브 코딩 툴로 개발 비용이 사실상 제로에 수렴하면서 "사지 말고 만들자" 흐름이 강해지고, 시트당 과금 모델은 에이전트가 화이트칼라 업무를 처리하면 과금 기반인 '사람 수' 자체가 줄어들어 무너진다. 투자자들은 터미널 밸류·FCF·할인율을 하향 조정하고, SaaS 카테고리를 아예 리스크오프하는 케이스도 늘고 있다.

이번엔 바닥이 안 보인다

2022년에는 "금리가 안정되면 반등한다"는 트리거가 있었지만, 2026년엔 그런 게 없다. AI가 SaaS에 가하는 압력이 구조적인지 일시적 과잉 반응인지 시장이 판단하지 못하고 있고, 비관론이 무차별로 퍼지며 AI 위협이 크지 않은 SaaS까지 디레이팅당한다. 한때 가장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불리던 SaaS가 자기 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건 SaaS만의 문제가 아니라 AI가 소프트웨어 가치 사슬 전체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구조적 변화와 단기 공포가 뒤섞여 있다. 진짜 문제는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지금 시장에 거의 없다는 점이다. SaaS에 투자하거나, SaaS 기업에서 일하거나, SaaS를 만든다면 "AI가 SaaS를 죽인다"는 한 줄 공포에 매몰되지 말고, 내 카테고리에서 AI 압력이 구조적인지 순환적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그 판단이 앞으로의 생존을 가른다.

출처: Janelle Teng Wade, "The SaaSacre of 2026" (Feb 7, 2026), nextbigteng.substa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