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미니앱 2위 서비스의 진짜 제품은 왜 PC에 있었을까

바이브코딩으로 토스 미니앱 2위 달성하기

토스 미니앱 교육 카테고리의 실시간 인기 순위 캡처를 보면 2위 <대기업 도장 깨기> 주변에 이런 이름들이 있습니다. 매일 상식 쌓기, 하루 5문제로 쌓는 한자력, 매일 5문제 법률 상식 퀴즈, 매일 5문제 맞춤법 퀴즈. 이 채널에서 잘 팔리는 학습의 단위는 '하루 다섯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놓인 인적성 시험은 CJ CAT 하나만 해도 80문항을 60분 안에 푸는 시험이고요. 저는 이 후기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이 크기 차이에 들어 있다고 봅니다.

토스 미니앱 교육 카테고리 실시간 인기 순위

회사를 폐업하고 대기업 PM 공채를 준비하던 한 기획자가, 혼자 쓰려고 바이브코딩으로 만든 인적성 문제 서비스를 토스 미니앱으로 내놓은 과정을 적었습니다. 출시 2일 만에 교육 카테고리 2위, 그리고 PC 모의고사 기능을 붙인 뒤 하루 풀이 문항이 4문항에서 49문항으로, 약 11배 늘었다는 결과까지요. 저는 PC로 간 판단에는 동의하지만, 그 판단이 옳았다는 근거로 11배를 드는 데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 후기의 진짜 발견은 숫자가 아니라 채널과 제품이 서로 다른 곳에 살았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을 연 건 미니앱이었다

시작은 740쪽짜리 교재였습니다. 이동하는 자투리 시간에 들고 다니기엔 너무 두껍고, 새 문제를 풀려면 교재를 또 사야 했죠. 그래서 혼자 공부할 서비스를 바이브코딩으로 만들어 vercel에 올렸고, 문제와 분석 자료는 클로드 코드로 시중의 무료 데이터를 분석해 만들게 했습니다. 기업마다 문항 구성이 다르니 서류가 붙는 기업이 생기면 바로 콘텐츠를 보탤 수 있도록 에이전트로 묶어 두었고요. 저는 이 대목이 이 서비스의 성격을 정확히 짚었다고 봅니다. 인적성은 시즌을 타고 기업별로 갈라지는 시장이라, 콘텐츠를 빨리 찍어 내는 능력이 곧 제품 경쟁력입니다.

토스 미니앱을 고른 이유는 일정이었습니다. iOS와 안드로이드 앱은 심사 기간과 자료 준비가 필요하지만 미니앱은 심사가 간단해, 새로 만들어 출시하기까지 3일 정도면 됐습니다. 서류 합격 뒤 인적성 시험까지 남는 기간이 짧은 시즌형 서비스에게 이 3일은 결정적입니다. 쓰레드에 홍보 글 몇 개를 올리자 트래픽이 몰렸고, 2일 만에 카테고리 2위까지 올랐습니다. 사람을 데려오는 일에서 미니앱은 제 몫을 완벽하게 했습니다.

미니앱에서 4문항이 나온 건 실패가 아니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북극성 지표로 정한 하루 평균 풀이 문항 수가 모바일에서 4건에 그쳤습니다. 원인 진단은 정확합니다. 인적성 문제는 머리를 빠르게 굴려야 해서 짬 시간에 풀기 어렵고,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자리를 잡고 공부할 땐 휴대폰이 아니라 교재를 펴니까요.

저는 이 4라는 숫자를 실패로 읽지 않습니다. 앞의 순위 화면을 다시 보면, 이 채널에서 사람들이 하루에 소비하는 학습량이 원래 다섯 문제 안팎입니다. 모바일 미니앱 사용자가 하루 네 문항을 푼 건 채널의 소비 단위에 정확히 맞춘 결과에 가깝습니다. 어긋난 건 서비스가 아니라, 80문항 60분짜리 핵심 행동을 다섯 문제짜리 채널에 담으려 한 기대였죠.

그래서 PC 모의고사라는 처방은 기능 추가라기보다 핵심 행동의 이사였다고 봅니다. 실제 인적성 시험은 PC에서 치르고, 교재에서처럼 펜으로 표시하며 풀 수 없고 화면의 메모장과 계산기를 써야 합니다. PC에서 연습하라는 후기와 조언이 흔하다는 점까지 근거로 삼았고요. "AI로 서비스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보니, 오히려 기능마다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문장은 이 글에서 제가 가장 높이 사는 문장입니다. 만드는 비용이 0에 가까워질수록 만들지 않을 이유를 찾는 능력이 귀해지니까요.

PC에서 보는 CJ CAT 실전 모의고사 화면

이사 과정의 설계도 영리합니다. 토스 로그인은 미니앱 안에서만 동작해 PC에서 계정을 연동할 수 없으니, 모바일에서 로그인 코드를 발급받아 PC에서 입력하게 했습니다. 네이버나 리멤버에서 흔히 보는 방식이죠. 가입은 어차피 미니앱에서 일어나니 PC는 유입을 만들 필요가 없고, 그래서 개념이나 풀이 팁은 모두 빼고 계산기와 메모장을 갖춘 모의고사에만 집중했습니다. 화면 아래 안내문을 보면 이론 학습과 티켓 받기는 토스 앱에 남기고, 모은 티켓을 PC에서 쓰게 했습니다. 미니앱은 문이고 PC는 시험장인 구조를 의도적으로 만든 겁니다.

11배는 같은 사람의 전후가 아니다

여기서 제가 갈라지는 지점이 나옵니다. 하루 문항 수 4에서 49는 PC 출시 전과 후의 비교가 아니라, 모바일 사용자와 PC 사용자라는 두 집단의 비교입니다. 같은 이미지에 실린 다른 숫자들이 그 차이를 보여 줍니다. 정답률은 모바일 51%, PC 73%. 문항당 시간은 83초와 63초. 영역 완주율은 50%와 73%입니다.

모바일과 PC의 하루 문항·정답률·문항당 시간·영역 완주율 비교

PC라는 화면이 정답률을 22%포인트 올려 주지는 않습니다. 이 숫자들은 PC로 건너간 사람이 애초에 더 준비된 사람, 시험이 임박해 '각 잡고' 모의고사를 볼 사람이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어떤 사용자가 로그인 코드를 받아 PC까지 건너가는 수고를 들였다면, 그 사람은 원래 많이 풀 사람이었을 수 있죠. 표본도 작습니다. 회차 완주 퍼널을 보면 풀기 시작한 회차가 21개, 끝까지 푼 회차가 9개이고, 같은 기업을 2회 이상 완주한 사람은 3명입니다. 이 크기에서 11배를 '검증'이라고 부르기는 이릅니다.

회차·영역 완주 퍼널

오히려 저는 이 글에서 더 설득력 있는 근거가 다른 그래프에 있다고 봅니다. 요일과 시간대별 풀이 히트맵입니다. 모바일은 오전 9시 무렵, 오후 3~4시 무렵에 점처럼 흩어져 있는 반면, PC는 목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 사이처럼 몇 시간씩 이어지는 덩어리로 찍혀 있습니다. 자리를 잡고 공부하는 시간이 PC로 옮겨 왔다는 건, 11배보다 이 덩어리 모양이 더 잘 보여 줍니다.

모바일과 PC의 요일 × 시간대별 풀이 히트맵

PC 기능이 정말 북극성을 올렸는지 확인하려면 두 가지를 보면 됩니다. 모바일과 PC를 모두 쓴 사람의 PC 사용 전후 문항 수, 그리고 PC 출시 전과 후의 서비스 전체 하루 문항 수입니다. 둘 다 이 데이터 환경이라면 어렵지 않게 뽑을 수 있습니다. 이벤트 하나하나를 GTM으로 심던 일을 핵심 지표만 말하면 AI가 세팅해 주는 시대라면, 남는 시간은 이런 비교를 설계하는 데 쓰는 게 맞다고 봅니다.

빌더에게 남는 일

후기 끝에는 PMPO는 큰 회사에서만 유효하고 작은 회사에서는 빌더라는 직책으로 대체될 거라는 전망과, 스타트업들이 AI Builder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뽑는다는 관찰이 붙어 있습니다. KREAM의 공고도 예로 들고요. 저는 이 후기 자체가 빌더의 일이 무엇인지 보여 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코드는 바이브코딩이, 문제는 에이전트가, 이벤트 세팅은 AI가 했습니다. 사람이 한 일은 어느 채널로 문을 열지, 무엇을 북극성으로 볼지, 핵심 행동을 어디로 옮길지 정한 것뿐인데, 결과를 가른 건 전부 그쪽이었습니다.

글쓴이 스스로도 AI에게 생각 없이 툭 던지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적었습니다. 11배를 검증으로 읽은 대목이 바로 그 위험이 숫자 쪽에서 나타난 모습이라고 저는 봅니다. 만드는 비용이 0에 가까워지면 숫자도 쉽게 생기고, 쉽게 생긴 숫자는 쉽게 믿게 되니까요.

슈퍼앱의 미니앱 채널로 무언가를 내놓으려는 사람이라면, 먼저 핵심 행동의 크기와 그 채널의 소비 단위를 나란히 놓아 보길 권합니다. 하루 다섯 문제짜리 채널에 80문항짜리 행동을 담으려 한다면, 채널은 유입으로만 쓰고 그 행동이 살 화면을 처음부터 따로 정하는 편이 맞습니다. 이 서비스는 그걸 출시 뒤에 데이터로 알아냈고, 저는 그 깨달음이 2위라는 순위보다 오래 남을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