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집이 AI 과외선생님 한 명으로 5만 페이지를 찍어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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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개. 오늘의집(Ohouse) 글로벌 서비스 팀이 1차 런칭한 pSEO 페이지 수예요. 근데 이걸 만든 사람은 SEO 전문가가 아니라,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한 명이었어요. 도구는 AI 하나.
솔직히 처음엔 좀 무모한 조합이잖아요. SEO라는 게 구글 공식 문서만 해도 읽다가 지치는 분야인데, 디자이너가 pSEO(Programmatic SEO)를 맡다니. 실제로 이 디자이너 Jack도 며칠간 문서를 파다가 "이걸 언제 다 이해하고 시작하지?"라는 막막함에 빠졌다고 해요. 그래서 접근을 완전히 뒤집었어요. 공부를 멈추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한 거예요.
검색 트렌드가 뒤집혔는데 페이지 구조는 그대로였다

Jack이 가장 먼저 한 건 공부가 아니었어요. 전체를 얕고 넓게 훑은 뒤, 당장 풀어야 할 문제 하나를 정의했어요. "최신 검색 알고리즘은 유저의 어떤 변화에 반응하고 있는가?" 이 질문 하나로 시작한 거예요.
AI와 함께 구글의 최근 업데이트를 분석해 보니 흐름이 분명했더라고요. 과거엔 "sofa", "living room sofa" 같은 단어 중심 검색이 주류였는데, 지금은 "small living room sofa ideas", "best sofa for studio apartment" 같은 질문형 검색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어요. 검색어가 길어진 게 아니라, 검색 엔진 자체가 '사용자의 검색 의도를 얼마나 정확히 해결하느냐'를 랭킹의 핵심 기준으로 삼기 시작한 거죠.
근데 기존 Ohouse 글로벌 웹은요? '키워드 -> 카테고리 -> 리스트 -> 상세'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탐색 최적화 구조였어요. "소파 사고 싶다"는 유저한테는 괜찮은 구조인데, "좁은 거실에 어떤 소파가 맞을까?"라고 묻는 유저한테 상품 리스트만 보여주는 건 답이 아니잖아요. (유저는 리스트 탐색 전에 가이드를 먼저 원하거든요.)
그래서 Jack은 질문 하나를 답변 하나로 완결하는 '4단계 페이지 경험'을 설계했어요. 질문 -> 이해 -> 사례 -> 상품으로 이어지는 여정이에요.

명확한 키워드 기반 탐색 의도를 가진 유저보다,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유저에게 훨씬 적합한 구조. 결국 SEO가 키워드 나열이 아니라 유저의 질문에 답하는 '답변형 콘텐츠'를 설계하는 일이 됐다는 걸 이 구조가 보여주고 있었어요.
AI한테 자유를 주면 망하더라 — 과외선생님으로 쓰는 법

잠깐 딴 얘기인데, AI 활용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뭔지 아세요? "SEO 메타 정보 써줘"같은 막연한 요청을 던지는 거예요. Jack도 처음엔 그랬대요. 결과는 과장된 표현이나 어색한 현지화 문장뿐. AI한테 자유를 많이 줄수록 결과가 좋아질 거라 믿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였다는 거예요.
다시 본론으로 오면, 여기서 접근을 바꿨어요. AI를 SEO 제작 도구로 두기보다, 도메인 과외선생님으로 먼저 정의한 거예요. 검색 가이드라인과 일본 시장 맥락을 충분히 학습시킨 다음, 설계 중인 페이지 구조를 지속적으로 검토받았어요. AI가 전략을 세워주는 게 아니라, Jack이 만든 구조가 실제 검색 의도에 맞는지 빠르게 확인해 주는 조력자 역할을 한 거죠.
반복해서 던진 질문들이 꽤 구체적이에요.
여기서 핵심은 '맥락이 충분하고 제약이 명확할수록 AI가 더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거예요. AI의 역할을 풀어놓으면 쓸모없는 결과가 나오고, 역할을 좁히면 정밀한 피드백이 나온다. 읽다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다음 단계에서 AI를 '실행 도구'로 재설정했어요. 콘텐츠를 뽑아내는 규칙을 직접 만든 건데, 이게 꽤 치밀하더라고요.
디테일한 표기법은 별도의 JSON 파일로 분리했어요. 프롬프트가 지나치게 길어지면 맥락이 흐려지니까, AI가 핵심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구조를 나눈 거예요.
문서 정리는 건너뛰고, 피그마부터 열었다

속도를 높인 결정적인 열쇠가 뭐였냐면요. 배운 내용을 노션에 정리하는 대신, 피그마(Figma)와 클로드(Claude)를 활용해 곧바로 화면부터 만든 거예요. 보통은 문서 정리 -> 기획안 -> 디자인 순서잖아요. Jack은 이걸 통째로 건너뛰었어요.
가이드라인을 텍스트로만 읽는 것보다, "이 부분이 SEO 관점에서 감점 요인인가요?"라고 시안을 두고 직접 물어보는 게 도메인 지식 체화에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해요. 시안이라는 구체적인 결과물 위에서 AI와 대화하니까 실행 속도와 설계 정확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거죠.
AI와 함께 검토한 기준도 꽤 날카로워요.
이론으로만 알던 지식은 실제 화면에 적용했을 때 차이가 생긴다. 나중에 수정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래서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검증받고, 빠르게 고치는" 루프를 돌린 거예요.
슬러그 하나가 5만 개 페이지를 만드는 구조

SEO 이해도 됐고 화면 설계도 끝났지만, 마지막 문제가 남아 있었어요. 콘텐츠. 구조가 아무리 잘 잡혀 있어도 검색 엔진이 읽을 콘텐츠가 없으면 그 페이지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으니까요.
"소파"라는 하나의 제품만 봐도 유저 관심사는 끝없이 확장돼요. 소파 + 화이트 + 거실, 소파 + 화이트 + 작은 집, 소파 + 화이트 + 북유럽 스타일, 소파 + 화이트 + 1LDK 배치... 이 수많은 경우의 수를 사람이 일일이 기획하고 만드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그래서 '과외 선생님'이었던 AI의 역할을 다시 정의했어요. 규칙에 따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운영 시스템'으로 확장한 거예요. 이 시스템을 지탱하는 3-Layer 아키텍처가 있어요.
핵심은 슬러그(Slug)였어요. URL이 아니라 콘텐츠를 생성하는 '입력값'으로 정의한 거예요. `sofa-white-livingroom`이라는 슬러그가 주어지면 AI가 Product: sofa, Style: white, Space: livingroom으로 해석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H1 타이틀, 메타 제목과 설명, AI 요약문까지 자동 생성해요.
```json { "ja": { "H1_Title": "ホワイトソファでつくる清潔感のあるリビングコーディネート", "Meta_Title": "白いソファでお部屋を明るく見せるコツ | Ohouse", "Meta_Description": "リビングの主役になる白いソファ。空間を広く見せる配置や、お手入れのポイントを実例とともに紹介します。" } } ```
Input Slug -> Intent Analysis -> Template Mapping -> AI Content Generation -> Final Output. 질문이 늘어날 때마다 개별 기획 없이, 이미 정의된 규칙 안에서 새로운 페이지를 계속 찍어내는 구조가 된 거예요.
오가닉 유저가 유료 유저보다 12배 더 머물렀다

결과요? 약 5만 개 이상의 페이지를 1차 런칭했어요.

근데 수치 이상으로 의미 있었던 건 유저 행동 변화예요. 오가닉(검색 유입) 유저는 유료 광고 유입 유저 대비 평균 체류 시간이 12배 이상 높았어요. 재방문과 참여 지표 전반에서도 더 높은 성과를 보였고요. 검색을 통해 유입된 유저가 단순 방문이 아니라, 질문에 대한 답을 탐색하며 머무르고 있다는 신호였어요.
개별 콘텐츠를 수작업으로 생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URL 규칙 기반으로 새로운 검색 질문을 지속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기에 가능한 결과. 12배라는 숫자가 말해주는 건 결국 하나예요 -- 유저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페이지가 유저를 붙잡는다는 것.
여담이지만, 이 프로젝트에서 달라진 건 AI 자체가 아니었어요. Jack이 AI에게 던지는 질문과 역할 정의가 달라진 거예요. 처음엔 "써줘"였고, 나중엔 "검토해줘"였고, 마지막엔 "이 규칙대로 찍어내줘"가 된 거죠. 모든 것을 먼저 완벽히 공부하는 대신, 핵심 문제를 정의하고 필요한 규칙을 빠르게 구조화한 뒤, 직접 부딪히며 지식을 넓히고 깊게 만드는 방식. 얕고 넓게 시작한 지식이 실행을 거치며 넓고 깊어진 케이스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