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율을 올려도 쿠폰 사용률은 안 움직였어요. 결국 바꾼 건 설명이었어요

여기어때 쿠폰 UX 개선

"이거 지금 쿠폰 다 적용된 가격 맞아?" 숙소 예약할 때 누구나 한 번쯤 던져본 질문이죠. 여기어때 UX 센터의 최서연(Effie) 디자이너가 쓴 글의 출발점도 거기예요. 쿠폰은 분명 많이 쌓여 있는데, 막상 고객은 내가 제일 좋은 할인을 받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해요.

그래서 팀이 한 일은 쿠폰을 늘리거나 할인율을 더 주는 게 아니었어요. 구조를 그대로 두고, 쿠폰이 고객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만 다시 짰어요. 결과는 쿠폰 사용률 44% 증가. 할인율 조정 없이요.

쿠폰이 복잡해진 건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쿠폰은 커머스에서 가장 정치적인 영역이에요. 카테고리 강화 전략, 파트너 협업, 시즌 운영, 성장 목표. 전부 쿠폰을 통해 흘러요. 숙소 쪽은 더 복잡해요. 특정 체인을 띄워야 할 때도 있고, 시즌 상품을 밀어야 할 때도 있어요.

그래서 쿠폰 시스템은 운영 관점에서 점점 정교해졌어요. 다운로드 쿠폰, 자동 적용 쿠폰, 카테고리 전용 쿠폰. 각기 다른 목적이 한 화면에 얹혀요. 운영 입장에서는 유연한 구조였어요.

근데 고객한테는 그게 안 보여요. (내부 로직이 뭐든 고객 눈에는 한 덩어리로 들어오잖아요.) 팀이 던진 질문이 날카로워요.

"이렇게 설계된 쿠폰 구조는 고객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이해되고 있을까?"

문제는 구조 자체가 아니라, 그 구조가 고객의 언어로 번역되지 않았다는 점이었어요. 구조와 경험 사이의 번역 오류. 이게 이 프로젝트가 진짜로 해결한 문제예요.

UT에서 드러난 세 개의 구멍

UT에서 확인된 문제

실제 고객을 데리고 Usability Test를 돌렸어요. 숙소 탐색부터 구매 직전까지 전 퍼널을 관찰했어요. 나온 문제가 세 개.

첫째, 쿠폰 구조가 너무 여러 갈래였어요. 다운로드·자동 적용·카테고리 전용이 동시에 떠 있으니, 고객은 "어떤 쿠폰을 언제 받아야 하는지, 지금 이 숙소에 최대 혜택이 뭔지" 한눈에 못 봤어요.

둘째, 체감이 낮았어요. UT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 "이게 제일 할인 많이 되는 거죠?" 여러 쿠폰이 동시에 보여서 오히려 불안했어요. "내가 더 좋은 쿠폰을 놓치고 있나?" 이 불확실성이 결제까지 가는 길을 늘렸어요.

셋째, 쿠폰 이름이 직관적이지 않았어요. 내부 정책과 조건이 그대로 이름에 박혀 있었거든요. 운영·기획 입장에서는 익숙한 용어지만, 처음 보는 고객한테는 암호예요. 심지어 같은 종류의 쿠폰이 카테고리마다 다른 이름으로 표시됐어요.

가설은 단순했어요 — 퍼널 전체에 '최대 혜택가'를 깔자

기존 쿠폰 구조는 건드리지 않기로 했어요. 비즈니스 요구가 이미 녹아 있는 구조니까요. 대신 퍼널 전반에서 "쿠폰이 다 반영된 최대 혜택가"를 일관되게 보여주면, 고객이 별도 계산 없이 최적 혜택으로 예약할 수 있을 거라는 가설을 세웠어요. 여기서 세 가지 솔루션이 나왔어요.

솔루션 1 — 쿠폰 구조 재정비

솔루션 1. 카테고리 넘어 쿠폰을 UX 기준으로 통일

카테고리별로 흩어져 있던 쿠폰 구조를 정리했어요. 앱과 웹에서 같은 기준으로 노출하고, 쿠폰의 역할과 노출 위치를 통일했어요. "지금 이 숙소에 적용 가능한 쿠폰"이 무엇인지 한눈에 보이도록 구조화한 거죠.

요점은 이거예요. 고객이 어디에서 보더라도 같은 기준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운영의 정교함은 유지하되, 고객 화면에서의 해석만 단일화했어요.

솔루션 2 — 퍼널 전체에 최대 혜택 인지 설계

솔루션 2. 퍼널 전반에서 '최대 혜택'을 하나의 흐름으로

기존에는 PLP(리스트), PDP(상세), 주문서가 각각 독립적으로 설계됐어요. 쿠폰이 화면마다 다르게 보이니까, 고객은 단계마다 다시 이해해야 했어요. 한 번 이해한 걸 또 이해하는 수고.

그래서 쿠폰을 개별 기능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 흐름"으로 재정의했어요. 리스트에서는 혜택이 있다는 신호를 주고. 상세에서는 최대 혜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주문서에서는 적용 결과를 확정적으로 보여줘요.

특히 주문서 페이지가 핵심이에요. 쿠폰명과 쿠폰 종류를 함께 노출하고, 적용 전·후 금액 차이를 명확히 보여줬어요. 고객이 여러 쿠폰을 비교하거나 계산하지 않아도, 지금 조건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 혜택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이해돼요. 결과적으로 쿠폰은 "선택해야 할 옵션"이 아니라 "이게 제일 좋은 선택이구나"라고 납득되는 구조로 바뀌었어요.

솔루션 3 — 쿠폰명 체계 재정의

솔루션 3. 이름이 설명이 되도록

내부 정책이 박힌 기존 쿠폰명을 고객 언어로 통합했어요. 주문·결제 단계에서도 쿠폰 종류와 적용 결과를 일관된 이름으로 표시했어요.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 일회성 개선으로 끝내지 않았어요. UX Writing Evangelist로서 "앞으로 쿠폰 이름은 이렇게 만든다"는 공통 원칙을 정리해 팀 전체에 공유했어요. 원칙이 있으면 다음 프로젝트에서 다시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아요. (솔직히 이게 개별 문구 수정보다 장기적으로 훨씬 큰 변화예요.)

44% — 숫자는 할인율이 아니라 UX가 만들었다

결과가 두 숫자로 떨어져요. 리드타임이 줄었고, 쿠폰 사용률이 44% 증가했어요. 할인율은 그대로예요.

이 점이 중요해요. 같은 혜택을 더 많은 고객이 써먹게 됐다는 뜻이니까요.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는 할인 설계를 정교화해서 얻은 게 아니라, 적절한 순간에 고민 없이 혜택을 이해하게 만든 데서 나왔어요.

AS-IS에서는 혜택이 많아 보이기만 했어요. TO-BE에서는 혜택이 이해되기 시작했어요. 이 문장이 프로젝트의 요약이에요.

혜택이 이해되는 순간

커머스 쿠폰 설계에 시사하는 것

커머스를 운영하는 팀이라면 한 번쯤 부딪히는 딜레마예요. 전략적으로는 쿠폰 구조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어요. 카테고리를 띄우거나, 파트너와 협업하거나, 시즌을 공략하려면 각기 다른 형태의 쿠폰이 필요하니까요.

근데 복잡한 구조를 고객 화면에 그대로 쏟아내면 구매 전환은 움직이지 않아요. 여기어때 팀의 접근은 이 딜레마를 영리하게 우회해요. 운영 구조는 유지하고, 고객 화면에서는 단일화된 경험만 보이게 만드는 것. "안에서 복잡하게, 밖에서 단순하게." 낡은 UX 원칙이지만 쿠폰 같은 정치적 영역에서는 실천이 쉽지 않거든요.

결국 쿠폰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의 문제였어요. 유저와 비즈니스 사이의 균형은 "더 주기"가 아니라 "더 잘 보이게 하기"에서 종종 만들어져요. 이 프로젝트는 그 균형을 44%라는 숫자로 증명한 사례로 읽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