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한 번에 5원, 네이버-토스 싸움의 청구서는 점주에게 간다

헤드라인

네이버 지도의 지역 랭킹을 움직이는 데 드는 값은 검색 한 번에 약 5원입니다. 토스의 '검색 미션'이 그 값을 매겼어요. 점주나 마케팅 대행사가 가게 이름을 키워드로 걸어 두면, 토스 이용자는 버튼 한 번으로 네이버에서 그 이름을 검색해 주고 포인트를 받습니다. 네이버는 이걸 업무방해로 고소했고, 토스는 네이버가 포스 연동에서 자사만 뺐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이라인네트워크 기사는 이 충돌을 두 고래 사이에 낀 새우, 곧 토스포스를 쓰는 15만 소상공인의 처지로 풀었습니다. 피해가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진단에는 동의해요. 그런데 저는 두 회사의 행동을 같은 무게로 놓고 싶지 않습니다. 하나는 랭킹 설계의 구멍을 파고든 상품이고, 다른 하나는 그 구멍을 별개 사업의 지렛대로 막으려는 시도거든요.

살 수 있는 신호는 팔린다

네이버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포인트를 미끼로 특정 키워드 검색을 대량으로 유도하면 실제 관심을 반영해야 할 랭킹이 왜곡되고, 매크로와 달리 실제 이용자가 직접 검색하기 때문에 기존 어뷰징 차단 기술로는 걸러내기 어렵다는 것. 기사는 이 설명을 그대로 받아 적었는데, 개발자로서 저는 여기서 멈추게 됩니다.

걸러내기 어렵다는 말은 맞아요. 진짜 사람이 진짜 기기에서 진짜 검색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건 탐지의 문제이기 전에 신호의 문제입니다. "검색이 일어났다"를 "관심이 있었다"와 같은 값으로 치는 랭킹은, 사람을 건당 5원에 고용할 수 있게 되는 순간 뚫립니다. 점주 입장에서 네이버 검색 광고보다 훨씬 싼값에 검색량을 늘릴 수 있다는 기사 속 한 줄이 이 상품의 정체를 말해주죠. 검색 미션은 네이버 광고의 저가 대체재이고, 그 재료는 네이버 자신의 랭킹 산식입니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닙니다. 2019년에 토스는 '행운퀴즈'로 상금을 걸고 특정 기업명을 네이버에서 검색하게 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했고, 국정감사에서 지적까지 받았어요. 그 문제는 네이버가 실검 서비스 자체를 없애면서 잠잠해졌습니다. 신호를 고친 게 아니라 그 신호를 쓰던 상품을 내린 거죠. 같은 종류의 신호가 스마트스토어와 플레이스 순위에는 남아 있었고, 이번에는 그리로 들어왔습니다. 지도 랭킹은 실검처럼 없애 버릴 수 있는 상품이 아니에요. 네이버가 이번에 고른 길이 고소인 이유를 저는 거기서 찾습니다.

토스 쪽 셈법도 곱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업계에서는 토스가 자체 지면으로 광고 사업을 하는 대신 네이버 검색이라는 남의 플랫폼을 동원해 광고 효과를 만든다고 지적해요. 검색 미션은 메시지·퀴즈·라이브·숏폼과 함께 토스가 운영하는 리워드형 광고 가운데 하나이고, 지난해 7월에는 카카오톡에서 리워드 이벤트 링크가 제대로 노출되지 않는다며 카카오를 업무방해로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남의 트래픽 위에 상품을 올리고, 막히면 막은 쪽을 고소하는 패턴입니다. 네이버가 수차례 중단 공문을 보내고도 답을 받지 못했다는 대목까지 읽으면, 이 부분에서 토스를 편들 생각은 들지 않아요.

광고 문제를 왜 포스로 갚나

제가 걸리는 건 네이버의 두 번째 수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포스를 네이버 지도와 연동해 주는 '플레이스 플러스'에 토스포스만 빠져 있어요. 토스 관계자의 주장은 “2024년 7월부터 네이버에 연동 제안서를 보냈지만, 네이버 측이 결제 사업에서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 토스포스를 배제했다”는 것이고, 요구 사항은 15개 포스사에 적용한 기준을 공개하고 똑같이 적용해 달라는 겁니다.

네이버의 답은 두 문장인데, 둘이 서로 부딪힙니다. 앞 문장은 “모든 포스사에 적용되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플레이스 플러스 연동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 뒤 문장은 “반복된 중단 요청에도 업무방해성 위법행위를 지속하는 기업과는 협업 논의를 하기 어렵다”. 객관적 기준에 따른 순차 진행이라면 리워드 광고가 등장할 이유가 없고, 리워드 광고 때문이라면 기준은 객관적이지 않은 거죠. 광고 분쟁과 포스 연동을 한 묶음으로 만든 쪽은 네이버 자신입니다.

이 묶음이 법적으로도 약한 고리예요. 안희철 법무법인 DLG 대표변호사는 업무방해 고소를 두고 “성립 가능성은 있지만, 명백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봤습니다. 대법원이 업무방해를 인정한 건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순위를 조작한 경우였고, 이번에는 이용자가 직접 검색했으니 리워드 검색 때문에 시스템이 본래 목적과 다르게 작동했다는 점을 네이버가 입증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연동 거절에 대해서는 더 날카로워요. “핵심은 토스가 문제 기업인지가 아니라, 리워드 검색 문제가 전면적인 연동 거절까지 정당화할 정도인지”. 별개 사안을 이유로 경쟁사업자만 장기간 배제했다면 보복성 조치로 판단될 수 있다는 말이 뒤따릅니다.

경쟁사업자라는 단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토스는 포스와 결제단말기를 함께 공급하고, 네이버파이낸셜도 결제·리뷰·쿠폰 기능을 묶은 통합 결제단말기를 자체 공급해요.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지도를 중심으로 포스, CRM까지 플랫폼 뒷단 사업을 확장하려는 상황인데, 토스가 가장 강력한 경쟁사 중 하나”라고 짚었습니다. 월간 3000만명이 쓰는 지도를 가진 회사가, 매장 뒷단에서 맞붙는 경쟁사의 연동만 2년 넘게 미루고 있는 그림입니다. 광고 분쟁이 없었더라도 공정위가 들여다볼 만한 구도라고 생각해요.

청구서가 도착하는 곳

두 회사가 서로에게 쓸 수 있는 카드와, 그 카드의 비용을 치르는 사람이 어긋나 있습니다. 검색 미션을 기획하고 집행한 건 토스의 광고 사업부예요. 광고 상품은 토스가 내리면 그만입니다. 반면 포스는 단말기와 계약, 매출 데이터를 통째로 옮겨야 바꿀 수 있죠. 네이버의 지렛대는 토스를 향해 있지만, 눌리는 쪽은 검색 미션에 참여한 적도 없는 토스포스 점주입니다. 옆 가게는 다른 포스로 검색 노출에 AI 리뷰 분석과 답글 기능까지 쓰고 있는데 말이에요.

반대편 점주도 돈을 냅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9일 입장문에서 진성 고객의 후기로 상위 노출을 지켜온 가게들이 하루아침에 5~6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며 “밀려난 순위를 되돌리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광고비를 쏟아부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포털 순위를 되돌리려고 쓰는 광고비이니 받는 쪽은 네이버죠. 5원짜리 미션을 산 점주, 밀려나서 광고를 사는 점주, 연동이 막힌 토스포스 점주. 세 부류가 모두 비용을 내는데, 두 플랫폼이 치른 비용은 기사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이 싸움에서 네이버가 방어하기 어려운 쪽은 고소가 아니라 연동 거절이라고 봅니다. 랭킹을 어지럽힌 상대에게 화가 나는 건 이해가 가요. 하지만 그 대응을 점주의 매출 도구에 걸어 둔 순간 명분이 섞였습니다. 랭킹이나 추천을 운영하는 팀이라면 이 사건에서 가져갈 질문은 하나예요. 우리가 입력으로 쓰는 신호 가운데 건당 얼마면 살 수 있는 게 있는가. 5원이면 사지는 신호는 어뷰징 탐지팀이 아니라 산식을 짠 사람이 고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