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몽골을 고른 이유 — 중위연령 31.5세, 금융이력 없는 나라

헤드라인

"어떻게 하느냐(How to Play)보다 어디에서 하느냐(Where to Play)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6 프레스톡'에서 몽골 진출을 선언하며 한 말이에요. 카카오뱅크가 세 번째 해외 시장으로 몽골을 찍었어요.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서요.

근데 왜 하필 몽골이냐고요?

금융이력이 없으면 신용평가를 새로 만들면 된다

몽골의 중위 연령은 31.5세예요. 젊은 나라죠. 근데 이게 역설적으로 문제가 되거든요. 젊다는 건 전통적인 신용평가에 활용할 금융 이력이 부족하다는 뜻이에요. 대출 기록도 없고, 카드 사용 이력도 짧고. 기존 방식으로는 이 사람들의 신용을 평가할 방법이 없어요.

카카오뱅크가 들고 가는 무기가 바로 여기에 맞아요.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CSS) '카카오뱅크 스코어'의 노하우를 몽골 금융기관에 전수하겠다는 거예요. 통신 데이터, 소비 패턴, 앱 사용 이력 같은 비금융 데이터로 신용을 평가하는 대안신용평가 모델이죠.

몽골은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정부 주도의 금융 인프라 확충 정책을 기반으로 디지털 뱅킹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돼요. 카뱅은 몽골 최대 기업인 MCS그룹과 업무협약(MOU)을 맺었어요. MCS그룹은 에너지, 인프라, 유통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곳이에요.

현지 기업이 먼저 협업을 제안해 왔다는 점도 눈에 띄더라고요. 카뱅이 문을 두드린 게 아니라, 몽골 쪽에서 먼저 손을 내민 거예요.

파트너 없이 진출하면 위험하다 — 윤호영의 전략 원칙

윤 대표는 글로벌 전략의 핵심 기준으로 '파트너'와 '시장성' 두 가지를 꼽았어요. 현지를 이해한 좋은 파트너 없이는 진출 자체가 위험하다는 거예요. 최대주주가 돼서 직접 진출하는 방식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죠.

"시장성은 현재 규모보다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 말도 했어요. 몽골 시장이 지금 당장 크진 않지만, 젊은 인구 구조와 디지털 전환 속도를 감안하면 성장 여지가 크다고 본 거예요. (솔직히 이 전략이 맞는지는 3~5년 뒤에나 알 수 있겠지만요.)

금융 산업의 구조 변화에 대한 진단도 나왔어요. "과거에는 라이선스를 가진 금융사가 주도권을 쥐고 시장을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이 확대될 것"이라며 "고객의 삶에 밀착해 편의성을 제공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업종 간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같은 새로운 금융 기술이 일상의 편의성을 높일 거라는 전망도 내놨고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대해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되면 라이선스 취득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카뱅 계좌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스테이블코인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어요. 카카오,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파트너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역할을 확대하겠다고도 했죠.

인도네시아에서 시총 1위, 태국에서는 가상은행 준비 중

이미 진출한 시장들의 성적표도 나왔어요. 카뱅의 첫 해외 투자처인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지난해 말 현지 증시에 상장하며 시가총액 기준 1위 디지털은행으로 자리잡았어요. 꽤 괜찮은 성적이죠.

윤 대표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해 흥미로운 시각을 제시했어요. "상위 10% 약 2,000만 명은 높은 소비력을 갖춘 계층으로, 시장 전체를 단순히 저소득 국가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랩(차량공유 서비스) 사용자가 많고, 해당 월렛이 슈퍼뱅크와 연결돼 있어서 자연스럽게 이용자와 자금이 유입된다고 설명했어요. 결제 인프라가 불편했던 만큼 결제와 계좌를 결합한 서비스가 중요하며, 대출 역시 주요 경쟁력이라고요.

태국에서는 금융지주사 SCBX와 설립한 합작법인 '뱅크X'를 통해 내년 상반기 가상은행 출범을 준비 중이에요. SCBX 자회사 중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보유한 곳과 협력해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고, "기존 데이터와 운영 경험이 축적돼 있어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한다고 했어요.

인도네시아, 태국, 그리고 이제 몽골. 카카오뱅크의 해외 전략은 일관돼요. 직접 뛰어들지 않고, 현지 파트너와 손잡고, 자기가 잘하는 걸(신용평가 모델, 디지털 뱅킹 운영 노하우) 수출하는 방식. 다만 세 나라 모두 아직 "성공"이라고 부르기엔 이른 단계예요. 슈퍼뱅크의 시총 1위는 좋은 신호지만, 수익성까지 증명된 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