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마켓의 월 2,900원짜리 베팅 — 9년 만에 다시 꺼낸 멤버십 카드

헤드라인

지마켓에 멤버십이 없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정확히 말하면 '자체' 멤버십이 없었어요. 9년이나.

2023년 6월에 기존 스마일클럽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으로 편입됐거든요. 그게 끝이었어요. 독자적인 충성 고객 프로그램 없이 3년을 버텼다는 거예요. 근데 2024년 12월에 상황이 확 바뀌었어요.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하고, 그 아래에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편입시켰거든요. 결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신규 모집을 중단했어요. 올해 12월 31일이면 서비스 완전 종료.

멤버십 없는 이커머스. 요즘 시장에서 그건 무장해제나 다름없어요.

월 2,900원, 쿠팡의 3분의 1이라는 가격표

4월 23일 정식 출시되는 '꼭'의 월회비는 2,900원이에요. 업계 최저 수준이죠. 비교해 보면 — 쿠팡 7,980원, 네이버 4,900원, 컬리 1,900원. (컬리가 더 싸긴 한데, 식품 특화 플랫폼이니까 직접 비교는 좀 무리가 있어요.)

핵심 혜택은 전 상품 대상 월 최대 7만 원 적립이에요. 누적 구매 금액 기준으로 월 20만 원까지는 5%, 20만~320만 원까지는 2%가 스마일캐시로 쌓여요. 환금성 상품이랑 일부 카테고리는 제외. 기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할인 쿠폰 중심이었다면, 꼭은 적립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좀 더 직관적이라는 판단인 거죠.

재미있는 건 '캐시보장'이라는 제도예요. 매월 적립액이 월 이용료 2,900원보다 적으면 차액을 보상해줘요. 스마일캐시로 익월 지급. 지마켓은 "주요 이커머스 가운데 최초"라고 하는데, 뒤집어 말하면 "이 멤버십 가입해도 절대 손해 안 봐요"라는 선언이에요. 신규 가입자 확보에 꽤 강력한 메시지죠. 4월 20일까지 가입하면 1개월 무료 이용에 10% 할인 쿠폰도 줘요.

남의 창고를 빌리는 게 전략이 되는 시대

멤버십만으로는 부족하잖아요. 배송이 느리면 아무리 싸도 안 써요.

지마켓도 예전에는 동탄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했어요. 근데 지금은 CJ대한통운 등에 운영을 이관한 상태예요. 쿠팡처럼 수조 원 규모의 물류 투자? 불가능. 그래서 택한 게 '에셋 라이트' 전략이에요. 자산을 가볍게 가져간다는 건데, 쉽게 말하면 남의 인프라를 빌려 쓴다는 거예요.

현재 빠른 배송 서비스 '스타배송'과 제휴한 풀필먼트 파트너사가 5곳이에요. CJ대한통운 더풀필, 두핸즈 품고, 위킵, 콜로세움코퍼레이션, 테크타카 아르고.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대부분 네이버의 물류 협력사이기도 하다는 거예요. 네이버에서 검증된 서비스를 그대로 가져오겠다는 계산이죠.

숫자도 나쁘지 않아요. CJ대한통운 기준으로 지난해 9월 대비 올해 2월, 제휴 연동 셀러 수는 2배인 100개사, 스타배송 거래액은 20억 8,000만 원으로 2.3% 증가, 주문 건수는 3.7배인 2만 6,000여 건으로 뛰었어요.

물류 파트너가 많아지면 판매자도 따라온다

에셋 라이트의 숨은 효과가 하나 더 있어요. 판매자 확보.

풀필먼트 파트너사를 이용하던 기존 판매자들이 지마켓으로까지 판매 채널을 넓히게 되거든요. 지마켓 입장에서는 별도 물류 투자 없이 빠른 배송 가능한 판매자 수를 늘릴 수 있어요. 물류사 입장에서는 거래량이 늘고, 판매자 입장에서는 채널이 하나 더 생기고. 세 방향 다 이득이에요.

솔직히 이 전략이 쿠팡의 로켓배송을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규모가 다르니까요. 근데 지마켓이 갖고 있는 패를 생각하면 — 9년 공백의 멤버십, 자체 물류 인프라 부재, 알리바바와의 합작이라는 복잡한 구조 — 이게 현실적인 최선수일 수 있어요. 월 2,900원짜리 멤버십과 남의 창고를 빌려 쓰는 배송. 가볍지만, 생각보다 계산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