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쿠팡을 대체할 수 없는 세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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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정부와 여당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며, 0시~오전 10시로 제한되던 대형마트·SSM 영업시간 규제를 완화하려 하고 있다. 규제가 풀리면 매장을 활용한 새벽배송이 가능해지고, "쿠팡 견제" 해석이 따라붙는다. 그러나 월마트 모델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구조적 차이가 크고,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쿠팡의 대체재가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이밍·멤버십·투자 여력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타이밍이 늦었다. 쿠팡과 나머지 이커머스 간 격차는 여전히 크고, 이마트몰·SSG닷컴도 컬리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이다. 규제가 풀려도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전환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그사이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여파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물류 인프라는 수요가 받쳐줘야 한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을 사실상 무료에 가깝게 설계해 먼저 주문 수요를 만들었고, 월마트도 '월마트 플러스'로 기본 수요를 확보했다. 반면 롯데마트 제타패스는 작년 8월, SSG닷컴 쓱세븐클럽 리뉴얼은 올해 1월에야 나왔다. 수요가 충분히 만들기 전에 물류 투자가 앞서면 부담만 커진다. 셋째, 대형마트 3사 가운데 온라인 역량이 가장 낫다고 평가받던 홈플러스는 파산 위기이고, 이마트·롯데쇼핑도 재무 여력이 넉넉하다고 보기 어렵다. 월마트가 2023년 이후 이커머스·물류 자동화에 200억 달러 이상 투자한 수준의 결단을 국내에서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근본 원인은 이미 바뀐 장보기 방식
대형마트 위기를 이커머스 탓으로만 돌리기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3~4인 가구를 전제로 한 "한 번에 많이 사는 장보기"는 줄고, 필요한 만큼 자주 사는 소량·빈번 구매가 일상이 됐다. 이 변화가 대형마트의 전제를 흔들었고, 대량 구매 수요까지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타격이 커졌다. 영업시간 규제 완화나 휴일 영업 해제만으로는 판을 바꾸기 어렵고, 문제의 핵심은 이미 달라진 고객 행동에 충분히 맞춰오지 못한 점이다. 결국 대형마트가 쿠팡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새벽배송이라는 '기능' 추가를 넘어, 매장이 지금의 소비 패턴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부터 다시 정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규제 완화는 잠깐의 기대감만 남기고 구조적 한계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