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가 주주총회에서 상장 카드를 꺼냈다 — 네이버파이낸셜 합병 후 5년 내

헤드라인

주주총회에서 IPO 얘기가 나왔어요. 그것도 대표 입에서 직접.

3월 31일 서울 강남구 역삼823빌딩. 두나무 제1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오경석 대표가 꺼낸 말이에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적극적으로 상장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이냐 해외냐는 아직 미정. 그런데 이 한마디가 시장에 던지는 시그널은 꽤 무거워요. 업비트를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공개적으로 상장 의지를 밝힌 거니까요.

3개월 밀렸다, 하지만 궤도에는 있다

주주들이 먼저 찔렀어요. "합병 이후 5년 내 상장이라는 계획, 지연된 것 아니냐." 근거가 있었어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위한 주총과 거래종결 일정이 당초 안내보다 약 3개월 늦춰졌거든요.

오 대표의 답변은 단호했어요. "구조 변경 등에 대한 논의는 없고 절차에 따라 기존안대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 간 시너지를 내려면 서비스 개선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 "5년 안에 상장이라는 것은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계약상 최종 기한이라고 보면 된다"고도 했어요.

중복상장 논란도 나왔어요. 현 정부가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으니까, 네이버 계열사로 편입된 두나무가 별도로 상장하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에요. 오 대표는 "상황이 좀 다르다고 본다"고 일축했어요. 이미 상장을 추진해온 회사라서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사례와 성격이 다르다고요. (글쎄요, 시장이 그렇게 깔끔하게 구분해줄지는 모르겠지만요.)

업비트글로벌, 자회사로 편입되는 건가

주총에서 나온 또 하나의 무게 있는 발언. "업비트글로벌 관련 지분을 취득할 수 있도록 협상 중이며 관련 권리를 부여받고 있다."

업비트글로벌은 업비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리파이바스프를 자회사로 둔 싱가포르 소재 지주회사예요. 현재 두나무는 업비트글로벌과 가상자산 중개 및 교환사업을 위한 기술제휴 협약을 맺고 있고, 약 310억 원 규모 가상자산을 위탁 보관하고 있어요.

핵심은 이거예요. 두나무는 이미 업비트글로벌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보유하고 있어요. 행사 가능 기간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지만, 향후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는 채권이에요. 자회사 편입을 공식화하는 수순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죠.

450억 해킹, 징계보다 조직 개편을 택했다

잠깐 다른 얘기. 지난해 발생한 450억 규모 해킹 사고 후속 조치도 언급됐어요.

"외부 전문가와 내부 인력을 중심으로 사이버 보안 강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게 공식 답변이에요. "조직 구조를 개편하고 보안 투자와 인력 보강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어요. 흥미로운 건 이 문장이에요 — "징계보다는 조직 개편이 우선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450억이 털렸는데 징계보다 구조를 바꾸겠다? 이걸 어떻게 읽을지는 사람마다 다를 거예요. 개인 책임을 묻기보다 시스템을 고치겠다는 뜻일 수도 있고, 책임 소재를 흐리는 것일 수도 있고.

향후 사업 전략으로는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을 제시했어요. "글로벌에서도 AI에이전트 월렛, AI에이전트 트레이딩 등 여러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며 합병 이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요. 가상자산 거래소가 AI를 끌어안겠다는 건데, 모두가 AI를 말하는 시대에 이 선언이 얼마나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해요.

결국 이날 주총의 메시지는 하나예요. 두나무는 지금 네이버파이낸셜 합병, 업비트글로벌 편입, 보안 체계 재정비, AI 전략 수립을 동시에 돌리고 있다는 거. 야심 차다고 봐야 할지, 너무 많은 걸 한꺼번에 벌인다고 봐야 할지. 3개월 밀린 일정이 그 답을 알려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