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개발자 셋이 입을 모은 답: 결국 기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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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가장 먼저 대체할 직업 TOP10." 알고리즘이 이런 글을 자꾸 띄워주는 시기예요. 개발자도 예외는 아니죠. 오히려 가장 먼저 흔들렸던 직군이거든요.
네이버가 자사 매거진에서 이 질문을 정면으로 던졌어요. "AI 시대, 개발자로 살아남으려면 뭘 해야 하나요?" 답한 사람은 셋. 네이버 카페 iOS 3년 차 태양물고기, 네이버클라우드 7년 차 레오, 14년 차 개발 리더 일요일이에요.
세 명의 답이 묘하게 합쳐졌어요. 결국 기본기. 그리고 사람.
코드 작성에 가장 긴 시간이 걸리던 시절은 끝났어요
태양물고기가 정리한 개발 흐름은 이렇습니다. 문제 파악 → 코드 설계 → 코드 작성 → 검수 → 유지보수. 이 중 가장 오래 걸리던 게 코드 작성이었거든요. 그 자리를 AI가 가져갔어요.
그럼 시간이 남았을까요? 일요일은 웃었어요. (남으면 좋겠지만요.) AI가 짠 코드가 진짜 문제를 푸는지, 어디서 어긋났는지 판단하려면 결국 코드를 정교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거예요. 시간이 줄지 않은 이유.
레오의 답은 더 직설적이에요. "확실히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어요. 업무 밀도가 압도적으로 높아졌습니다." 네이버 Works의 RAG 개발이 메인이고 모니터링 프로그램 운영이 서브 업무인데, AI 전에는 두 개를 동시에 못 했대요. 지금은 가능해요. 초기 설계는 직접 하고 디테일은 AI에 맡기고, 그 사이 다음 작업의 설계로 넘어가는 식이죠.
일을 빨리 끝내는 게 아니라, 동시에 굴리는 게 가능해진 거예요.
가장 필요한 역량 한 가지를 꼽아달라고 했더니
세 명의 답이 갈라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레오: 돌고 돌아 기본기. AI 코드를 검수하려면 결국 개발 지식이 필요하니까요.
태양물고기: 오픈 마인드로 소통하기. 디자이너, 기획자와의 언어 장벽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어서, 협업의 속도와 범위 자체가 달라졌어요. 이전에는 프로젝트 내부 문제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이 문제 풀려고 워크플로나 도구를 같이 만들자"는 제안이 늘었대요.
일요일: 본질적인 문제 해결력. "개발의 핵심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걸 만드는 것"이라고 짚어요. 그리고 한 마디 덧붙입니다. "AI는 증폭기예요. 방향이 틀리면 오류까지 증폭됩니다."
방향. 이 단어가 이 인터뷰의 핵심이에요.

취향을 더하라는 조언이 왜 나왔을까
일요일이 한 말 중에 가장 인상적인 건 이거였어요. "AI 결과물은 평균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차이를 만드는 건 개발자의 취향이에요."
본인의 'AI 비서' 시스템을 만들 때 처음부터 자주 쓰는 단어, 업무 소통 방식, 페르소나를 차근차근 입력했대요. 대화가 쌓일수록 빠르게 학습해 만족할 답을 주더라고요. 평균적인 도우미가 자기 스타일의 파트너로 바뀌는 순간이에요.
근데 더하기만 좋은 건 아니에요. "X(구 트위터)에 글자수 제약이 있는 이유, 다들 알잖아요. 무한한 가능성 앞에서 무엇을 뺄지 먼저 정해주는 게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요." 솔직히 빼는 게 더 어렵죠.
레오는 같은 얘기를 다른 각도로 짚어요. AI가 엉뚱한 결과를 줄 때, 결국 표현 차이라는 거예요. "같은 질문도 표현에 따라 결과가 극명하게 달라져요. 요즘 말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 정말 중요해졌습니다."
태양물고기는 회의에 비유했어요. 회의도 맥락을 이해해야 잘되잖아요. AI도 똑같다는 거죠. 무작정 길게 쓰는 것보다, 결과 형태와 포맷을 명확히 제시하고 제약 조건과 사전 질문을 먼저 정리하는 식. 회의 잘하는 사람이 AI도 잘 다룬다는 결론이에요.
"달라진 게 없다"는 답
기자가 물었어요. "그러면 일 잘하는 개발자의 정의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한데요."
일요일: "맞아요. 사실 달라진 게 없다고 봅니다."
리더가 방향을 자꾸 바꾸거나 맥락을 공유 안 하면 결과가 엉망 나잖아요. AI도 마찬가지래요. 정확히 입력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원하는 게 나와요. 결국 전체를 리딩할 수 있는 사람, "원래 일 잘하던 사람이 지금도 잘할 수밖에 없다."
이건 좀 묘한 결론이에요. 모두가 AI로 인해 평등해진다고 말하던데, 정작 현장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얘기거든요.
각자의 처방전
세 명이 실무에서 실제로 하는 노력이 달라요. 이게 글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
태양물고기는 개발 외 영역의 AI를 적극적으로 써봐요. 음악, 영상 툴까지요. 사용자 경험 감각을 넓히려고. 긱뉴스 같은 기술 정보 플랫폼도 챙겨 읽고요.
레오는 더 시스템적이에요. '벤치마크 평가 모듈'을 만들고 있대요. AI가 만든 코드를 검증할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는 작업. "특정 점수 이상을 통과해야 의미 있는 코드"라는 가설을 세우고 코드를 돌려본다는 거예요. 감으로 판단하지 않으려는 노력이죠.
일요일은 책 읽기와 달리기에 더 몰입한대요. 정보를 읽는 문해력을 키우고, 감각이 무뎌질 때 머리를 비우고. "또렷하게 생각하는 데 달리기만 한 게 없더라고요." AI를 더 잘 쓰기 위해 한 발 물러나 본다는 표현, 좀 인상적이에요.

불안하지 않냐는 질문에
레오가 솔직했어요. "지금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온 코드 작성을 AI가 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 솔직히 불안했어요." 그런데 여러 방면으로 쓰다 보니 사람이 필요한 부분이 보이더래요. "AI는 저보다 다양한 지식을 갖고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이 문제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는 저만 알고 있거든요."
태양물고기는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한대요. AI는 몇 번을 시도해도 지치지 않으니까. 시간과 비용 때문에 못 해보던 걸 마음껏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 "이게 될까?"보다 "일단 해보자"로 바뀌었다고요.
한 줄 가이드
기사 마지막에 짧은 가이드가 있어요.
세 사람이 마지막에 입을 모은 건 본질이었어요. 시대가 바뀌어도 본질은 남는다는, 약간 뻔할 수도 있는 말. 근데 셋이 다른 자리에서 같은 결론을 냈다는 게 의미예요.
기사는 질문을 바꿔보라며 끝나요. "AI 시대, 살아남으려면 뭘 해야 하나요?" 대신 "여러분은 지금 어떤 병목 구간 앞에 서 있나요?" 정도가 더 정확한 질문일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