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 5명을 운영하다가 새벽 4시에 전원이 꺼질 뻔한 이야기
금요일 밤 11시, "내일부터 클로드 구독 끊긴대!"
4월 4일이었어요. "Anthropic이 4월 5일 오후 12시(PT)부터 서드파티 하니스에서 구독 토큰 사용을 차단합니다." 한국 시간으로 4월 5일 새벽 4시. 에이전트 팀 전원이 Anthropic 구독 토큰으로 돌아가고 있었거든요. 달밤이, 슝이, 돈냥이, 루틴이, 글냥이 — 다섯 모두. 새벽 4시에 토큰이 막히면? 팀 전체가 먹통.
보통이면 "내일 해도 되지" 하겠죠. 근데 여기서 한 가지 무서운 걸 깨달은 거예요. 끊기면 "내일 해"라고 지시할 대상이 없다는 것. OpenClaw로 AI 비서를 운영한다는 건, AI가 항상 깨어있다는 뜻이거든요. 새벽에도, 주말에도. LLM provider가 끊기면 비서의 두뇌가 날아간 거예요. 몸(OpenClaw)은 있는데 생각을 못 하는 상태.
그래서 금요일 밤 11시 36분, 전환 작업이 시작됐어요.
에이전트 5명이 각자 자기 채널에서 일한다
잠깐 맥락부터 짚자면, 조이(Zoey)라는 사람은 이미 Claude Code로 멀티에이전트를 꽤 오래 써왔어요. 상세페이지 현지화 작업할 때 6명 에이전트가 번역, 리뷰, 검수를 나눠서 했다고. 콘텐츠 생성도 만들고, 매일 크롤링해서 데이터 리포팅까지. 진짜 Claude 헤비 유저.
근데 문제가 있었어요. 내가 시켜야만 돌아간다는 거죠. Claude Code 에이전트들은 명령어 치면 돌아가지만, 끝나면 그냥 끝이에요. 자는 동안 이메일 체크하거나, 어제 시킨 일을 오늘도 기억하거나, Slack에서 바로 대화하거나 — 그런 건 못 하잖아요.
그래서 OpenClaw를 도입한 거예요. 항상 깨어있는 비서를 만들기 위해서. 첫 번째로 만든 게 비서실장 '달밤이'. 달밤이한테 "새 직원을 뽑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대답을 몇 번 하고 무슨 업무를 맡기고 싶은지 정해주면, 달밤이가 새 직원을 만들기 시작해요.
그렇게 탄생한 세 번째 팀원이 투자 에이전트 '돈냥이'예요. 역할은 투자 자문위원. 좋은 것만 말하지 않고 리스크도 솔직하게 말하는 게 원칙이고, 모르면 절대 아는 척 안 한다고요. 슬랙 #investment-strategy 채널을 전담하면서, 달밤이(비서실장)한테 업무 지시를 받고 자기 채널에서 투자 관련 일을 처리하는 구조예요.
매일 아침 증권사 리포트를 AI가 읽어주는 시스템
매일 하는 일 중에 아직 자동화가 안 되어 있던 게 투자 리서치였어요. 매일 아침 증권사 리포트 훑어보고, 뉴스 체크하고, 포트폴리오 점검하고. 이걸 매일 하면 30분에서 1시간이 녹아요. 뉴스 하나 읽다 보면 링크 타고 들어가서 한 시간이 지나있는 거죠. (이거 너무 공감돼요.)
돈냥이가 하는 일은 이래요. 매일 아침 증권사 리포트를 자동 수집하고, AI가 분석한 인사이트를 슬랙과 텔레그램으로 보내줘요. 에이전트끼리는 sessions_send로 소통하고요. 제가 직접 일을 시키기도 하고, 달밤이가 지시하기도 하는 구조.
이 전에도 GitHub Actions로 크론잡을 돌리기는 했대요. 근데 그냥 말 한마디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싶었다고. 결국 원하는 건 이거였어요. 자는 동안에도 이메일 체크하고, 어제 시킨 일을 오늘도 기억하고, Slack에서 바로 대화할 수 있고, 필요하면 다른 AI 직원한테 일을 시키는 비서.
토큰 차단 4시간 전, 뭘로 갈아타지?
다시 금요일 밤 이야기로 돌아오면, 옵션이 몇 가지 있었어요.
1안은 Anthropic API 키 직접 발급. 가장 정석적인 방법이죠. Anthropic Console에서 API 키를 발급받고 종량제로 쓰는 건데, 에이전트 5마리가 종량제로 돌아가면 비용이 꽤 나오거든요.
결국 GitHub Copilot과 ACP 하이브리드로 갈아탔대요. 구독 토큰이 끊기기 4시간 전에 전환을 완료한 거죠.
여기서 좀 무서운 깨달음이 있었어요. AI 에이전트를 운영한다는 건, LLM provider에 대한 의존도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거예요. 하나가 끊기면 팀 전체가 먹통이 되니까요. 그래서 하이브리드 운영이 필요하다는 결론. 한 곳에 올인하면 안 되는 거죠.
AI 에이전트 팀을 굴리면서 배운 것들
조이의 블로그를 쭉 보면, 재피어-스티비 연동으로 리타겟팅 메일 자동화를 하다가 월 4.5만 원씩 나가는 걸 보고 Trae로 갈아탄 이야기도 있어요. (29.99달러라고 해서 별생각 없었는데 환율 때문에 거의 5만 원이었다고요.) 디지털 월세의 노예가 되었다는 표현이 뭔가 와닿았어요.
이 사람이 반복적으로 하는 일의 패턴이 있어요. 수동으로 하던 일에서 병목을 발견하고, AI 에이전트로 자동화하고, 그 과정에서 생긴 삽질을 기록으로 남기는 거죠. Society of Thought 논문을 분석한 글도 있는데, AI 머릿속에 "까칠한 비평가, 신중한 검토자, 저돌적인 실행가"가 모여서 토론한다는 내용이었어요. (혼자 풀면 전제를 잘못 설정해도 못 잡지만, 여러 관점이 부딪히면 오류를 잡아낸다는 거죠.)
솔직히 이건 좀 놀라운 이야기예요. 비개발자가 AI 코딩 도구로 에이전트 5명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금요일 밤에 LLM provider를 갈아타는 현실. a16z가 매년 발표하는 Big Ideas에서 말하는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이미 개인 단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잖아요.
근데 동시에, 새벽 4시에 토큰이 끊길까봐 밤 11시에 긴급 전환 작업을 하는 것도 현실이에요. 화려한 미래와 불안한 인프라가 공존하는 묘한 시점이죠.